월요세미나, 빠띠의 월요일 아침 8시 30분

빠띠
발행일 2019-10-20 조회수 84

1월 14일의 월요세미나, 책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를 읽고

누군가에게는 분주할, 누군가에겐 잠들어있을 월요일 아침 8시 30분.
빠띠 크루들은 삼삼오오 모여 잠긴 목을 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바로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월요세미나 때문.
이 시간을 통해 민주주의를 함께 이야기하고 알아가고자하는 크루들은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을까?

나른히 누워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 라고 무심히 이야기하는 것 같은 표지. 맘에 든다. (사진은 yes24 출처)
나른히 누워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 라고 무심히 이야기하는 것 같은 표지. 맘에 든다. (사진은 yes24 출처)

1. 아,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

‘나 그건 좀 알아.’

라고 말하기 까다로운 것 중 하나인 정치. 애써 관심을 가지려 인터넷뉴스의 <정치>탭을 눌러보지만 여간 알아듣기 쉬운 게 아니다. (하얀 건 화면이요, 검은 건 폰ㅌ..?) 세금 논의는 어디서부터 이해해야할지. 알다가도 모를 단어들과 절차들. 도대체 세상은 왜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건지 모르겠다. 그저 정치인들의 상기된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등장한 사진을 보며 ‘끌끌, 이래서 문제야.’하고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기 일쑤다.

나 또한 그것을 반복하는 사람이었고, 그 반복을 싫어하였다. 그러던 중 ‘정치는 잘 모르는데요.’라고 말하는 이 책을 잡게 되었다. 학부생들이 정치학특강을 듣다 쓰게 되었다는 이 책. 그 어떤 책의 제목보다 이질감이 적었다. <가장 쉬운 정치 매뉴얼>이라는 솔깃해하며 책을 펼쳤다.

실제로 책은 굉장히 쉽게 쓰여졌다. 정부의 존재 이유, 정치가 시끄러운 이유 등 우리가 진짜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고, 정치의 재료와 결과가 되는 세금과 정당. 법과 관련한 용어들도 하나하나 설명하며 이것이 어떻게 작용하는 원리인지 설명한다. 또한 다른 나라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렇게 다양한 방법 중 당신은 무엇이 맞다고 생각하는지 묻기도 한다.

이토록 매력적이고 귀엽다고 느껴지는 이 책을 월요세미나의 주제로 삼은 이유 중 한가지. 바로 빠띠에서 서울시와 함께 운영하는 <민주주의 서울>이 예시로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비록 1페이지지만) 하지만 단순히 그 이유는 아니고, 빠띠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당활동(우주당), 시민참여 플랫폼과도 연관지어 고민하고 나눠보고 싶은 이유에서. 라는 나름 변명을 해본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책의 전체 내용 중나누기 위해 준비한 영역들을 살펴보고 크루들이 어떤 대화를 통해 발전시켜나갔는지 기록해보겠다.

책소개와 목차는 아래 링크 참조.
http://bit.ly/정잘못

2. 정치의 재료, 정당

북 쉐어링을 위해 만든 발표자료 중 일부
북 쉐어링을 위해 만든 발표자료 중 일부

정치의 재료인 세금, 정당, 선거 중 하나인 정당. 중요한 정치의 재료인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이 책에서는 정당의 본 취지와 색으로 읽히는 정당의 가치를 알기 위해선 정당의 강령을 들여다봐야한다는 꿀팁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점차 정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정당가입, 정치후원금을 통해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주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정당을 만드는 방법과 새롭게 등장한 정당의 형태를 소개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오성운동,
이탈리아의 오성운동은 2009년 이탈리아 코미디언인 베페 그릴로의 주도로 만들어진 정당이다. 초창기 자신의 블로그에 정치풍자 글로 인기를 끌었고 시민들이 그것에 의견을 내던 것이 정치조직으로 발전하였다. 오성운동 안에서는 온라인투표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하고 2016년 지방선거에서는 로마 최초의 여성 시장을 배출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2018년 총선에서 33%의 지지율을 얻으며 제1야당이 되기도 하였지만, 반난민 정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동맹’에 눌리고 있다고 한다.)

스페인의 포데모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뜻을 가진 스페인의 정당 포데모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레딧>이라는 소셜 뉴스 웹사이트와 <루미오>라는 앱을 통해 시민 누구나 토론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포데모스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온라인 공론장에서 시민들은 선거 공약과 당론을 제안할 수 있고, 선거에 나갈 후보를 직접 뽑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포용적 이민정책을 실현하는 ‘복스’당에 밀리고 있다하니, 난민과 이민자 문제로 골치를 앓고있는 유럽의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소개한 두 정당의 경우 기존 정당과는 다르게 온라인으로 주요활동을 진행하였고, 이것이 정당을 투명하게 만들고 시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위 사례들을 통해 변화하는 온라인 환경에 따라 정당활동 또한 다양한 형태로 나타는 걸 볼 수 있다. 또한 저자가 덧붙이고 싶은 예시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빠띠의 우주당**.

[우리가 주인이 되는 직접 민주주의 프로젝트 정당 우주당](https://wouldyouparty.govcraft.org/)

우리가 주인이 되는 직접 민주주의 프로젝트 정당 우주당
우주당은 참여를 윈하는 시민 누구나 더욱 쉽고 재미있게 우리의 정치를 만들어가는 빠띠의 직접 민주주의 프로젝트 정당활동이다. 기존의 정당 중심, 정치인 중심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일상의 전문가인 우리가 직접 문제를 다루고 해결책을 이야기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공감하는 이슈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이를 갖고 캠페인을 진행하는데,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록을 누구나 찾아볼 수 있게 만든 <세월호 아카이브>. 페미니스트 교육을 확산하기 위한 <우리에겐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등이 그 예이다. 이 뿐만 아니라 개헌, 선거법 개혁, 젠더, 기본소득 등 다양한 아젠다를 중심으로 캠페인을 진행하였으며 참여를 윈하는 누구나 캠페인 참여, 서명, 후원등으로 함께할 수 있다.

🙌 우주당 들어가보기

3. 정치의 결과, 법. 그리고 국민청원입법제도

대부분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대의제를 채택하고 있다. 국민을 대표한 국회위원이 국민의 뜻을 반영하여 정치의 결과인 법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국민의 다양한 뜻을 잘 수렴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제도가 한가지 있는데 바로 국민청원입법제도다. 청원제도는 법의 실질적인 영향을 받는 우리가 현실적인 제안과 평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하지만 청원제도에 생각해볼 거리들이 있는데, 이것이 과연 잘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19대 국회 청원안 처리내용을 기준으로, 전체 청원안 227건 중, 원안 가결 2건, 대안 반영 폐기 7건, *임기 만료 폐기 117건 *(77%)이다. 제대로 된 논의도 거치지 못하고 단순히 시간이 지나 임기만료 폐기가 되는 청원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가결이 되었다는 2건의 경우에도 정부에게 닿는 이송 절차까지 되었으나 정부가 이것을 반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지라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있다.

그리고 책의 저자들은 묻는다.

우리에게 대의민주주의가 꼭 필요한걸까?
직접민주주의는 어떨까? 🤔

앞서 제시한 국민청원제도와 같은 사례들을 볼 때 그 한계점이 여과없이 드러나는 대의민주주의. 그것을 요즘? 세상에도 계속 고집해야하는지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해보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빠띠 크루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빠띠 크루들, 이야기해보자!

(아래 멘트들은 함께 나눈 중 일부내용을 짧게 요약한 것입니다.)

: 나도 이 책을 읽어보았는데, 현실정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할때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지식이 필요할때 훑어보는 커닝페이퍼처럼?

보리: 이런 책을 쓴 저자들이 학부생이라니!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달리: 그러니까! 빠띠로 모셔볼까?

초록머리: 나는 대리인이 있는 편도 아직은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그 의미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빨리 도입되었으면!

안나: 나도 아직 대리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에 나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찐쩐: 그렇다면, 국회위원들도 긴장하고 일할 수 있도록 국민소환제 같은 제도를 그들에게도 도입해보면 어떨까?

소년: 만약 직접민주제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한계가 보이는 것 같아 고민이 된다. 그리고 정치가 매너리즘에 빠져버리는 것도. 이민 가고싶(읍읍)

달리: 분배의 문제라는 정치. 이것이 어떤 가치로 분배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가치에 대한 고민과 함께 방식을 실질적으로 실험해보는 조직이 아닐까? 그렇게 활동을 하며 찾아가는 적정(혹은 적당)민주주의 빠띠!

시스: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대결구도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어떤 분들은 빠띠가 단순히 직접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짐작을 하고 맥락 없이 직접 민주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우리에게 설파하기도 한다. 또한 요즘 정치권이 기대하는 인터넷을 활용한 설득 산업 전문가, 혹은 홍보 전문가로 빠띠를 바라보는 분들도 있다.
우리의 스타일을 스스로 설명하자면 직접 민주주의도 중요하지만 대의 민주주의 또한 부정하지 않고 둘의 균형을 찾으려고 하며, 개인의 자유와 권한이 확대되어야 하지만 그런 자유로운 개인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믿는 공동체주의에 가깝다고 본다. 직접과 대의, 설득산업화된 정치 활동에서 도구로만 소비되는 기술의 폐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등을 놓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우리의 스타일을 확인해 나가면 좋겠다.

위에 적은 내용 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넘어 빠띠가 추구하는 민주주의를 이야기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적정민주주의 그리고 공동체주의를 이야기하고 이것을 조금씩 우리의 언어로 다듬어가는 빠띠.
이런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생각해보고 지금 해야할 일들을 찾아가며 가치를 퍼뜨릴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도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날들을 상상해본다.

이 책의 저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글을 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인 <들어가며>에 등장한 짧은 글로 마쳐본다.

인민을 위해 민주주의가 만들어졌지,
민주주의를 위해 인민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F.E 샤츠슈나이더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