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계속 될 서로넷의 노동인권복지 이야기

빠띠
발행일 2022-09-25 조회수 59


서울 노동인권복지 네트워크 프로젝트

서울 노동인권복지 네트워크(이하 서로넷)는 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 스프린트에서 프로젝트 진행은 잠시 보류하고 지난 5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로 취약 노동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설문조사 등을 진행할 때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 스프린트의 지원으로 열린 사회조사기초 역량 강화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역량 강화교육은 지난 11월 중순 창덕궁 옆 아늑한 공간에서 ‘사회조사 기초’를 주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설문조사를 비롯한 통계 전반에 대한 기초 교육과 함께 지난 5월 진행한 설문조사를 좀 더 발전시킬 방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을 나눴습니다.


현장 활동가들 스스로 현장의 이야기를 설문조사라는 방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펼쳐 보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력과 시간, 비용의 한계가 있다 보니 대표성을 가진 많은 표본의 설문조사는 어려웠습니다. 이에 공공기관 등에서 작성한 통계자료를 접목하는 방식, 가능한 조직 단위를 이용하여 설문을 진행하는 방식 그리고 설문 문항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방식 등을 배우며, 앞으로도 코로나 19가 서울지역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비롯하여 취약 노동자들의 현실을 계속해서 관찰하고 드러내겠다는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서는 서로넷이 설문조사 이후 진행한 취약 노동자 심층 인터뷰를 간략히 소개하며, 서로넷의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노동실태조사 결과


심층 인터뷰 참여자들의 직업은 다양했습니다. 장애인 활동 보조사, 여행 상품 개발자, 온라인 쇼핑몰 노동자, 카페 아르바이트 노동자, 직업상담사와 타투이스트까지 코로나 19로 인해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흔히 예상되는 이들과 의외의 직업인들까지 많은 이들이 코로나 19에 따른 힘겨움을 토로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코로나 19로 인한 노동시간 변화, 임금 변화, 휴가, 퇴사 이유 등과 함께 회사 사정으로 실직했을 경우 실업급여의 지급여부나 정부 재난 지원금 수령, 코로나 19가 바꾼 일상 생활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타투이스트 A는 아직 한국에서 아직 정식 직업인이 아닙니다. 외국인 고객이 다수였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 수입이 반 토막 났지만, 어떠한 정부지원금도 정식으로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직업의 자유와 권리를 바랐습니다.

직업상담사 B는 지자체 통합일자리센터 용역 계약직입니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 우울감을 전이 받기도 하지만, 본인의 힘듦을 마땅히 털어놓을 곳은 없습니다. 계약직이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어려움을 내비치거나 나눌 사람도 없다고 합니다.

장애인 활동 지원사 C는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월급이 줄었습니다. 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장애인의 근로활동을 지원하는데, 복지관이 휴관하며 지원 대상의 근무시간이 줄어들었고, C씨의 임금도 따라서 줄어든 것입니다.


노동실태조사의 필요성

서로넷은 코로나 19에 따른 노동자의 고통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지원책을 집행할 플랫폼의 필요성을 이야기 합니다. 서로넷의 조사에서 코로나 19로 직장을 잃은 노동자는 11.1%입니다. 이중 비정규직은 16.5%, 정규직은 3.6%입니다. 월 평균 임금은 37.1% 감소, 특히 특수고용직에서 임금 감소가 무척 컸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모아내 정책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합니다.


올해 6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진행한 ‘COVID 19 대응 근로자 및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2월 취업 상태에 있던 2,500명 중 5%가 코로나 19와 연관된 사유로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금근로자는 5.1%, 비임금 근로자는 5.6%의 비율이었습니다. 일자리를 유지하더라도 노동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이 비율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노동시간 감소는 소득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임금근로자 28.7%의 월평균 근로소득이 줄었으며 감소 폭은 20.4% 수준이었습니다. 이 또한 남성보다 여성의 소득 감소 사례가 많고 감소 폭도 더 컸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사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데이터는 그래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정책과 제도가 누구에게 펼쳐져야 할지를 보여줍니다. 서로넷의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 또한 그런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지요. 비록 조금은 통계적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우리 사회의 어떤 단면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코로나 19의 등장은 우리 사회 필수노동자를 가시화했습니다. 필수 노동자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사회기능 유지를 위해 핵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를 말합니다. 보건의료 종사자, 돌봄 종사자, 배달업 종사자, 환경미화원 등이 포함됩니다. 성동구가 지방정부 최초로 필수노동자 조례를 제정했으며, 서울시도 곧 필수노동자의 현황과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합니다.


서로넷이 직접 설문조사를 하고 싶었던 것은 기존의 데이터에서 읽기 어려운 즉 모두의 눈에 띄지 않는 현실을 가시화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태 조사를 통해 노동 현장을 들여다보고 그 과정을 거쳐 좀 더 정교한 데이터를 산출하는 일이 더욱 다종다양한 영역에서 풍부하게 일어나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며 더욱 실질적인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공익데이터 실험실 가을 스프린트는 지금 막을 내리지만 언젠가 혹은 곧 다시 서로넷이 이다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설문조사를 더욱 발전시킨 방법,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분석한 과정과 결과, 이후의 정책적 제언까지 모두 또 하나의 공익데이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테니까요. 앞으로 서로넷이 보여줄 길과 그곳에서 만들어질 데이터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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