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디지털 캠페인이 만날 때 생기는 일" - 변화를 이끈 캠페이너 4인의 이야기 ②

빠띠
발행일 2019-11-13 조회수 96

1편 읽으러 가기 ☺️ "시민과 디지털 캠페인이 만날 때 생기는 일" - 변화를 이끈 캠페이너 4인의 이야기 ①

이런 적 있으신가요?
여러분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문제 하나가 있습니다.
혼자서는 도무지 해결할 방법도 떠오르지 않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냥 가만히 있다 보면 시간이 저절로 해결해주길 바랄 뿐이죠.

나 혼자 플라스틱을 안 쓴다고 해결되지 않는 쓰레기 이슈 앞에서,
공기처럼 일상 어디에나 있지만 잡히지 않는 차별 속에서,
다른 사람 일이 아닌 내 문제로 어떤 이슈를 생각해볼 수 있게 캠페인을 열고 변화를 이끈 4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인터뷰는 계정&별밤, 진희, 최지 님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인터뷰이 4명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각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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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분의 캠페인은 최대한 많은 시민의 서명을 받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느낌이 드네요. 시민들의 목소리를 보다 다채롭게 모을 수 있도록 캠페인을 설계한 이유를 조금 더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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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물론 최대한 많은 시민들로부터 서명을 받는 것도 상황에 따라 중요하죠. 더 나아가서 이제는 ‘서명’이라는 액션을 취한 시민들이 해당 이슈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봐요. *이슈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서명은 기본적인 액션이고 그 이슈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추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이어지게 해야 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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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이 끝나고도 '소식'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참여연대 (출처: 캠페인 '공수처법 통과에 힘을 모아주세요🔥')

저희는 캠페인즈의 ‘소식' 파트에 꼭 캠페인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정리해서 업로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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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그래서 피드백이 중요해요. 이제 시민들이 카카오같이가치 같은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서 내가 변화에 힘을 실으면 결과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저희도 단순히 서명만 모으고 끝나는 게 아니라 피드백을 잘 정리해서 공유하고 함께 이끈 변화를 느끼실 수 있도록 하는 거죠. **

**계정
: 맞아요. 저는 2016년 퇴진 운동 당시 촛불집회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 욕구가 훨씬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서명'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더 높은 차원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들을 필요가 생긴 거죠. 그래서 ‘촉구하기' 외에 ‘팻말들기'로 저희는 시민의 의견을 다양하게 듣고 반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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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에 건강한 사회를 바라는 시민들의 기억과 다짐을 '팻말들기'로 받기도 했다. (출처: '기억하겠습니다🎗잊지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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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 저희가 썼던 캠페인 방식 중에 쓰레기 사진 맵핑을 선택한 건 *얼마나 많은 컵이 버려지는지 데이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서예요. 버려지는 컵들을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게 서명보다 훨씬 효과적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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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온라인 플라스틱컵 어택! 1회용컵 사진 맵핑')

재밌었던 게 사진 맵핑이 아니었어도 스마트폰에 이미 쓰레기를 찍은 사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던 거예요. 그만큼 우리가 같은 현상을 보고 공감했구나.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이렇게 펼쳐 보이는 것이 의미 있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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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 '차별잇수다'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차별이 없어서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말하기 어려워서 안 보이는 현실, 그리고 피해자로서만 말하기가 강조되는 상황이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차별을 말하는 것에서부터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에, 서명보다는 보다 자유롭고 안전하게 발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캠페인을 하고 나서 어떤 걸 느꼈나요? 캠페인으로 만들어낸 임팩트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진희: '차별잇수다'의 경우 첫 일주일은 디지털 캠페인 참여 속도가 급속하게 붙었다가 이후에 주춤했거든요. 온라인-오프라인 캠페인 특성을 각각 다르게 바라보고 접근해야 하는 것 같아요. 차제연에서 캠페인을 담당했던 전략조직팀이 초반에 그 둘의 성격이 다름을 파악하지 못한건 아닐까 싶어요.

왜냐면 오프라인에서는 두시간 동안 얼굴 마주하며 차별 경험을 나누고 지지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것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유사하게 한 사람의 차별 경험을 반추하고, 그에 맞는 대응 전략과 고민의 과정이 온전히 담겨지길 바라며 4개의 질문에 답변하도록 구성했었는데요.

캠페인을 같이 준비하던 빠띠에서 온라인 참여는 클릭 몇 번, 한 줄 쓰는 것도 큰 액션이고 쉽지 않다는 조언을 해주셨거든요. 그런데 온라인 캠페인 형태를 오프라인과 계속 일치시키려 한 것이 조금 아쉬운 결정으로 남아요. 앞으로 온라인 캠페인은 가볍게 많은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설계해야할 것 같아요.

계정: 캠페인을 진행하는 단체의 입장에서는 디지털 서명 참여를 1차적인 의사소통으로 두고, 이후 연계되는 액션을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캠페인을 단계별로 진행하며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과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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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여연대)

별밤: 연계된 액션을 끌어내서 임팩트를 냈던 사례 중 하나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촉구 캠페인이 생각나네요. 지난 10월 한달간 총 36,623명(캠페인즈로 8,806명, 오프라인으로 27,817명)이 서명을 해주셨어요. 서명을 모아 국회에 전달하고 캠페인이 어떻게 전달됐는지를 서명해주신 분들에게 이메일, 카카오톡 알림톡, 문자로 보내드렸어요. 특히 이메일 끝에 앞으로 지켜봐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참여연대 가입 버튼을 실었는데요. 반응이 바로 오더라고요. 참여연대 회원으로 적지 않은 분들이 가입해주셨어요.

최지: 저희는 법인격이 아닌 시민들의 모임이라는 특성에서 봤을 때 흥미로운 부분이 관찰됐어요. 쓰레기 이슈가 요즘 큰 화두이기도 하고 기존의 환경 단체보다는 가볍게 접근할 수 있어 시민들이 흔쾌히 함께 해주시는데요. 활동 초기에는 뭔가 우리끼리만 하는 느낌이었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모이고 활동 규모가 커지더라고요.
나중에 함께하신 분들이 저희에게 정말 자주 물었던 질문이

‘문제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어떤 액션을 취해야 될지 몰랐어요.’
‘어떻게 동료를 찾아야 하나요.’였어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연대하고 조직화하는 건 이슈를 막론하고 고민되는 지점인 것 같아요.

계정: 시민 스스로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채널과 플랫폼들이 계속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단체의 역할은 어떠해야 할지 저희가 고민하는 것과 맞물려 있네요.

최지: 조금 덧붙이자면, 사실 저희는 '순수한' 시민들의 모임이라고 말하기가 그래요. 쓰레기 덕질 주요 멤버 네 명이 '꾼'들이었거든요. 각각 특화되어 있는 역할이 분명했어요. 저는 쓰레기 이슈에 꽂혀있는 개인, 금자가 전체 캠페인을 이끌고, 빠띠 활동가 씽이 디지털 캠페인 툴을 잘 쓸 수 있도록 활성화에 힘썼고, 대외 협력 부문에서 일하는 올삐가 홍보 부문을 맡아주었거든요.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캠페인이나 활동이 있나요?

진희: 지난 10월부터 시작한 #정당은응답하라 활동을 내년 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이어서 하게 될 것 같아요. 총선에서 반차별 평등 정책을 요구하고 후보들의 의견을 묻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차별잇수다도 내년에 이어나가려고요. 그간의 온오프라인 캠페인 기획과 실행 과정을 점검해서 온라인 플랫폼에 차별의 경험이 더욱 모일 수 있도록 다듬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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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빠띠 캠페인즈)

계정&별밤: 저희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안들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는 12월 3일이 중요한 상황이에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제 도입', ‘유치원3법 통과’ 등에 집중해보려고 해요. 단순히 시민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시민과 같이 힘을 합쳐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협업 방식을 좀 더 고민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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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여연대)

최지: 플라스틱 쓰레기는 단순히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니까 내년에 전국에서 플라스틱 컵 어택이 열릴 수 있도록 조금씩 계획을 마련해보고 있어요. 전국 각지에서 활동을 해볼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아직 해결이 안 됐기 때문에 국회에서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힘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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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쓰레기 덕질)



마지막으로 디지털 캠페인을 시작하고 싶은 개인이나 조직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남겨주세요.

별밤: 10인 미만 소규모 단체들의 경우에는 디지털 캠페인을 고민한다는 건 조금 앞서 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그보다 SNS 운영 같은 기본적인 온라인 홍보 채널을 먼저 갖추고 싶어 하는 상황이니까요. 그런 단체들에게 캠페인즈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구글폼(구글 설문지)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각 조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도구를 이용하여 시민들에게 다가가 보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최지: 캠페인즈처럼 새로운 플랫폼을 쓰면서 기존의 방식을 같이 취하는 게 효과적이라 느꼈어요. 저는 언론에 보도자료 뿌리고 기자 회견하는 소위 ‘전통적인 운동’ 방식을 피해보고 싶었어요. 기존과 다르게 새로운 방식으로 가보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다큐멘터리나 뉴스에 소개된 쓰레기 덕질을 보고 혹은 1365 자원봉사 포털에서 저희를 알게 되어 행사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전통적인 방식이 가지는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겠구나를 느꼈죠.

계정: 저도 최지 님과 같은 생각이에요. 효과적으로 캠페인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온라인, 오프라인 둘 중 하나를 취사선택하는 게 아니라 같이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자회견, 1인 시위, 집회 등 오프라인에서 이슈화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해서 만들어야 온라인 서명도 부스팅을 받을 수 있거든요.

진희: 그래서 저는 기존의 방식으로 캠페인 하시는 주변 활동가 분들에게는 꼭 캠페인즈를 활용해 디지털 캠페인을 해보시라고 권유하고 있어요. 디지털 캠페인은 부수적인 거라는 생각을 벗어나게 해주는 경험을 얻었거든요. 오프라인 캠페인만 집행할 때와는 다른 접근성을 높일 수 있으니 여러분도 시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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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페이너가 궁금하거나, 캠페인을 열어보고 싶을 때 1편 읽으러 가기 "시민과 디지털 캠페인이 만날 때 생기는 일" - 변화를 이끈 캠페이너 4인의 이야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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