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개발한다는 빠띠, 정체가 뭔가요?

빠띠
발행일 2019-10-20 조회수 93

혹시, 저희를 만나 보신 적 있나요?

빠띠는 아고라, 블로거 뉴스, 카페와 뭐가 다른가요? 라는 글에서 “일을 하는 조직이 다릅니다.” 라고 소개한 적이 있죠. 그러나 아마 저희를 만나보신 분은 극히 드물겁니다.

혹시 이렇게 상상하고 있진 않으셨는지..

정말 저렇게 상상하고 계실까봐, (그리고 정말 일본, 제주, 인천, 보성, 서울 등 각지에서 일하고 있어 정말 실제로 볼 일은 거의 없으니까요 ‘ ‘;) 오늘은 빠흐띠 팀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정치개혁을 위해 시민 프로젝트 정당을 꾸린 소식도 조금 더해서요.

Q. 빠띠는 어떤 팀인가요?

빠띠는 ‘유쾌한 민주주의 플랫폼 개발자 조합’입니다. We develop democracy 슬로건처럼 우리는 민주주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①일상조직, ②한국 사회의 공론장, ③국회-행정부를 대상으로 한 시민들의 참여 영역에서 사람들이 소통하고 참여하는 방식이 더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도구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빠띠,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빠띠는 프랑스어로 Parti로, ‘정치(Parti)에 즐겁게(Party) 참여한다(participation)’라는 뜻을 품고 있어요. 빠띠 서비스에서 시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이 커뮤니티들이 서로 느슨하게 연대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Q. 프로젝트 정당 만들기, 국회의원 매칭 시스템 등을 만들고 있는데, 실제 정당 정치를 하려는 팀인가요?

기존 정당은 아니지만 프로젝트 정당을 만드는 실험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확산되기를 바라구요.

올해 초부터 ‘국회의장에게 보내는 편지’, 프로젝트정당 나는 알아야겠당, 시민입법플랫폼 국회톡톡 등 실험을 해오며 스타크래프트의 이름을 따서, 게임하듯 시민이 정치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는 가브크래프트를 개발 중이었습니다.

우주당 .. 우리가 주인이당, 우리가 주로 할 수 있는걸 한당, Would You Party? 등 신박한 해석이 끊임없이 나오는 중입니다 …

그런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좀 더 발빠른 시작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2016년 10월 31일 정치개혁을 원하는 시민들이 플랫폼으로 활용하도록 가브크래프트를 오픈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으로 모인 사람들이 프로젝트 정당을 구성하고 ‘우주당(우리가 주인이당)’으로 이름을 정하는 데 8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어요. 오픈하자마자 벌써 **우주당 플랫폼에선 새누리당 해산 **‘우리 다신 만나지 말자’ 서명을 시작으로 여러 캠페인들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우주당에서 기도.. 아니 서명해주십시오. ([http://wouldyouparty.org/petitions/1](http://wouldyouparty.org/petitions/1))

‘우주당’은 프로젝트 정당으로 기존 정당의 법적 제약과 구성과는 무관하고, 당원가입도 회원가입의 비유적인 표현일 뿐 실제 정당의 당원 가입과는 다릅니다. 앞으로 여기 모인 시민들이 스페인의 포데모스, 아이슬란드의 해적당처럼 우주당을 이끌지도 모르지요. 저희는 우주당 플랫폼을 외부 개발자들도 개발할 수 있도록 **깃허브**를 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프로젝트 정당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들 예정입니다.

Q. 빠띠와 같이 팀이나 단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민주주의 도구를 추천해주세요.

저희가 개발한 일상조직의 의사결정을 돕는 카누 서비스를 내부에서 활용하고 있어요. 서비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의논이나, 워크샵 등 일상적으로 결정이 필요한 이야기도 카누에서 나눕니다. 더해서 매일 ‘배움’, ‘난감’, ‘기쁨’ 등의 감정과 일하면서 느낀 점을 나누는 일지를 쓰고 있어요. 팀의 의사결정과정과 경험이 쌓여가는 카누를 보면 팀의 역사와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Q. 빠띠에는 누가 있나요?

빠띠에는 지금 권오현(시스), 김영민(달리), 변형준(쿠스), 박주혜(무니) 개발자, 박은지(베리) 프로덕트 매니저, 최미정(레셈) 디자이너. 이렇게 6명의 개발자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서비스를 알리고 사용자를 만날 커뮤니티 매니저도 팀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Q. 각자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달리 & 쿠스 & 무니 :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로 하는 일은 기술 관련한 일을 하면서 플랫폼 컨셉과 세부 기획일도 두루두루 하고 있습니다.

레셈 :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빠흐띠의 서비스를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기분 좋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베리 : 플랫폼 컨셉, 기획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을 만나기도 하고, 소셜미디어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필요할 때 종종 하기도 합니다.

Q.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달리 : 몇 년 전까지 제주에 귀촌해서 살고 있었어요. 가족과 지역 중심 공동체 기반에 자급자족을 꾀하고 탈자본주의적인 삶을 조금씩 실험하던 중이었죠. 그때 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시스님과 우연히 다시 만났습니다.

그때 UFOFactory를 소개 받았구요. 회사의 비전이 마음에 들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귀촌에서 하려는 실험과 궤를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후 빠흐띠가 설립되면서 제가 바라는 그 무엇에 한 발짝 더 접근한다 싶었구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팀을 옮겼습니다.

쿠스 : 대학교 학부때 교양수업으로 컴퓨터학 수업을 듣다가, 온라인 기술을 이용하면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정치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문돌이인지라 공대쪽엔 아는 사람도 없고해서 직접만들수 밖엔 없겠다는 생각에 개발을 배우기 시작했죠. 그런데 금방 한계를 느꼈어요. 함께 만들 사람들을 찾던 중에 ‘더 나은 민주주의 플랫폼’이란 모임에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 분들이 모인 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모임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빠흐띠팀을 만나 함께하고 있습니다.

무니 : 오픈컬리지의 한 프로그램에 지원을 해서 면접을 보던 중 ‘UFOFactory’와 ‘빠흐띠’에 대해 소개받았습니다. 빠흐띠의 비전이 제 가치관과 맞다고 생각해서 지원하는 메일을 보내고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레셈 : 시스님의 지인으로부터 빠흐띠를 소개 받았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빠흐띠의 가치와 방향이 좋아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베리 : 원래는 IT서비스를 전혀 몰랐어요. 그래픽디자인 전공으로 사회적 기업에서 교육 서비스 디자이너로 일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IT 지원 사업이었던 ‘Bring IT to Youth’ 으로 UFOfactory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시스님과 세월호 관련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나서 UFOfactory에서 PM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때 맡았던 서비스가 거의 사회 변화를 위한 일이었고 보람있었지만, 사실 종종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많은 사회 문제들이 정치와 관련되어 있고, 이를 해결하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Q. 특히 애정이 가는 프로젝트나 서비스는 어떤 건가요?

달리 : 애정이 안가는 프로젝트가 없는데요. 좀 잔인한 질문이신 듯 합니다. 하하.

쿠스 : 지금도 진행중인 시민입법 프로젝트 나는 알아야겠당 인 것 같네요. 한겨레21과 함께 한 프로젝트인데, 일단 콜라보 파트너인 한겨레21의 기자님들과의 호흡이 좋았구요. 빠흐띠를 시민들께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시민이 입법할 주제를 선정하고 그것을 진행할 정당을 직접 만들고, 창당파티를 하고, 당원활동을 한다는 전에 없던 실험을 했기에 가장 기억에 남고 애정이갑니다.

무니 : ‘나는 알아야겠당' 이에요. 저는 프로젝트 오픈날에 합류하게 되었는데요. 온라인 프로젝트 정당 실험을 지켜보면서 시민들이 법안과 당이름을 정하고, 창당파티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는 등 시민들의 의지와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창당파티 이후, 저도 당원으로서 각 장에서 활동하면서 프로젝트에 더 애정이 가는 것 같아요. 앞으로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해시태그 운동 등 계속되는 실험과 액션들이 꼭 성공했으면 합니다.

레셈 : 저는 합류 하자마자 다른 기관들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빠띠 서비스가 우리가 지향하는 서비스이기도 하고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중이어서 가장 고민도 많이 하고 애정도 많이 가는 서비스입니다. 앞으로 계속 변화 될 빠띠를 기대해주세요. :)

베리 : 저도 어느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 정이 가네요. 요즘은 카누 서비스가 참 고맙습니다. 업무적인 성장을 위해 기록하기도 하지만, 일을 하면서 드는 고민을 나누면 팀원에게 도움의 말을 듣기도 하고 동료에게 감사 인사를 살짝 전할 수 있거든요. 우주당으로 시작한 프로젝트 정당도 오프라인 모임에서 쓸 수 있도록 돗자리나 맥주잔(?)을 만들어볼까(…) 하면서 즐기고 있어요.

그래도 가장 마음에 가는 건 역시 빠띠 그룹스입니다. 빠띠로 만난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서로 삶의 모습을 공유하고 함께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며 배운 점이 많아요. 이제 ‘오픈 커뮤니티’라는 컨셉이 더 명확해지고, 앱 출시도 앞두고 있어 더 많은 사용자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빠띠를 하면서 앞으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어떤 건가요?

달리 : 물론 우리가 만들어가는 플랫폼이 무척 기대됩니다만 이건 다른 팀원분들도 마찬가지 일 듯해서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강인한 카리스마와 리더쉽을 가진 소수가 명령을 하달하는 식으로 돌아가는 조직과 공동체가 많습니다. 수 년의 학교 생활과 군대, 그리고 여러 직장에서 그런 경험했었습니다. 효율과 효과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빠흐띠가 제 고정관념을 깨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 모여 민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실험하고 꾸준히 개선해 나가면서 지속 가능하고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성공 사례가 사회 전반에 퍼져 나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잘 된다면 이게 우리 사회에 큰 임팩트가 되리라 봅니다.

쿠스 : 빠띠가 정치플랫폼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팀이지만, 아직까진 우리 서비스로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은 없어요. 시간이 지나고 우리의 서비스가 더 발전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을 사람들이 이용해서 사회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역사들이 쌓이기를 바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무니 : 진지하거나 가벼운 주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며 즐거운 커뮤니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자유롭고 즐거운 행동들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갈 것을 기대합니다. 동시에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데에 빠띠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레셈 : 저는 정치나 각자가 속한 단체, 기관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많은 분들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각자가 속한 곳의 정책, 제도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럼 좀 더 나은 세상, 나은 제도안에서 각자의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빠띠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베리 : 빠띠에서 일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평등하게 같은 비전을 나누며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어요. 그 중 평가하지 않고 돕기위해 질문하는 경험은 스스로 일을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빠띠가 만드는 오픈 커뮤니티 서비스 빠띠나, 조직의 의사결정을 돕는 카누, 프로젝트 정당 우주당을 경험하는 분들도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서비스 사용자들이 어떤 것을 느꼈으면 하나요?

달리 : 삶이 재미있다고 느꼈으면 합니다. 사회 생활하면서 지치고 외로운 마음을 좋아요 받으며 달래는데 그치거나, 정치 욕 실컷하고 속을 풀거나 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는 한 발 더 나아갔으면 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플랫폼을 통해 뜻 맞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고 행동하고 고민하고 하면서 즐겁고 유쾌한 삶을 꾸려나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 보려 합니다.

쿠스 : 내가 겪는 문제 또는 언론에서 접하게 되는 사회문제들 때문에 갑갑하고 우울할때,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이것은 사회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어.”라는 무기력감이 아닌, “문제가 생기면 빠띠의 서비스로 가져오면 풀 수 있을 거야.”라는 자신감과 효능감을 느끼길 바라고 있습니다.(노력할게요)

무니 : 너무 진지하고 무거워서 일상에서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은 주제들이라도 빠띠의 서비스에서는 이야기하기 더 쉽다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에서 친구랑 대화하듯 쉽게 관심있는 주제라면 어떤 것이든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레셈 : 자신의 의견을 발언하고 소통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목소리들이 쌓여서 어떤 변화와 공감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그런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베리 : 빠띠를 하면서 만난 분들은 신기하게도 처음 본 사람이 아닌 것 마냥 반갑고 익숙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 기분이었어요.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부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의 개인 웹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 카페 등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저를 만들어왔어요. 어쩌면 가족들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을 서비스로 만났던 것처럼, 빠띠가 만드는 서비스도 누군가 삶의 한 부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를 만나보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흑..

앞으로 다시 안할지도 모르는 인터뷰라 다소 길었지만 서비스 뒷 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일 우리가 바라는 세상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함께 개발하는 팀을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꾸준히 노력해보려 합니다.

서비스에 대한 의견과 제안은 **메신저, **빠띠에서 받고 있습니다. 그럼, 또 만나요!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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